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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GYM을 잠시 접어두고 GYM의 외전격인 소설을 하나 쓰려고 합니다.

GYM과는 아마 이야기가 안 이어질겁니다.

게다가 주인공은 로쏘네 밀리가 아닌 비얀코네 유베.

GYM보다는 좀 더 커다란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이야기.

기대하면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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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좁은 방 안, 그 곳을 작은 촛불 몇개가 겨우 밝히고 있었다. 촛불은 특이하게 보랏빛을 띄어 이 곳 공간에 신비한 분위기를 감돌게 했다. 그리고 그 좁은 곳 안에서 마주하고 있는 두 사람. 한 사람, 어려보이는 소녀가 의자에 앉아 무릎위에 손을 얹고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다른 한 사람, 검은 천을 머리부터 덮어 써 모습을 분간할 수 없는 사내. 두 사람 사이에는 탁상 하나가 놓여있고 탁상 위에는 유리로 된 구슬 하나가 놓여있다.

"아무 말도 말게. 당신이 이 곳에 들어올 것을 오래전부터 예견하고 있었다네."

검은 천을 덮어 쓴 사내가 말했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내는 남자는 꽤나 나이가 들어보였다.

"지금 당장에 어려운 일을 겪고 있어 이 곳에 찾아온 것, 맞지?"

소녀는 긴장한 표정으로 잠자코 사내가 하는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자넬 오랫동안 강제로 속박하고 있었어. 최근에야 비로소 풀려났구만. 하지만 또다른 위기를 봉면하고 말았어."

소녀는 마른침을 삼켰다. 정곡을 찔린 것이다.

"관상을 보아하니... 악마가 씌였어. 5년전에 이미 목숨을 잃었어야할 상이야."

약간 놀라 당황한 소녀가 드디어 말을 꺼냈다.

"기, 기분 나쁜 소리는 됬고요, 이제 저 말 해도 되나요? 고민을 해결해 준다고 했잖아요."

"...그럼 한번 들어볼까? 자네의 고민을..."

소녀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 사내에게 조심스래 말을 건냈다.

"어떻게 하면 포켓몬 시합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악마에게 축복받는 자-









비얀코네 유베는 작은 천막 앞에 내걸린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보고는 바로 이 곳 천막으로 들어왔고, 지금 이 점쟁이와 마주하고 있다. 그녀가 전에 살던 나라에는 점집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순수하게 고민이 있어서 고민을 풀고 싶어 무작정 이 곳에 들어왔지 이런 으스스한 곳에서 수상한 남자와 대면하는 상황에 처할 줄을 몰랐던 것이다.

"포켓몬 시합이라... 그 문제도 내 분야라네. 정확히 어떤 점이 문제인지 말해줄 수 있나?"

"전부 다에요! 모든 것이 문제에요! 이기질 못한다고요! 한번도 이긴 적이 없어요!"

"확실히 그래. 자네의 관상에 씌인 악마가 어느정도 그 것을 말해주고 있네. 악마가 자네의 승리를 빼앗아 가고 있어."

"악마라니... 이상한 소리는 됐고요. 구체적으로 해결할 방법, 없나요?"

"구체적인 것... 부적을 원하는 구만. 확실히 내가 써주는 부적은 즉효지."

"부적? 그게 뭐죠?"

그녀가 전에 살던 나라에서는 부적이란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사내가 탁상 밑에 손을 넣더니 알아볼수 없는 글귀가 써진 종이짝 몇장을 탁장 위에 꺼냈다.

"자네는 부적을 처음 보나보군. 지니기만 하면 운을 크게 좌지우지 하는 나의 비급이라네."

"...그런게 실제로 있는건가요?"

"...자네는 무엇때문에 이곳에 들어온건가. 나의 도움을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나? 그렇다면 나의 힘을 의심하면 안된다네. 자네에게 씌인 악마가 나의 힘을 부정하고 있구만. 악마는 떨쳐버리고..."

유베는 사내의 말을 듣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됐어요! 시시껄렁한 이야기나 하고 있고, 저는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고요! 모처럼 이프리그까지 와서 유명한 트레이너가 된다는 큰 꿈을 안고 저 멀리 세리타에서 왔어요. 근데 포켓몬 승부서 한번도 못 이기고 있단 말이에요!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아시나요? 더 이상 여기서 시간 끌기 싫어요."

유베가 뒤를 돌아서자 사내가 나지막하게 한마디 꺼냈다.

"기다리게. 자네... 세리타에서 왔다고 했나?"

유베가 뒤를 돈 채로 그자리에 계속 서있었다.

"세리타에서 왔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지지. 나도 세리타 출신이지. 이런 외지에서 고향사람을 만나게 될 줄이야. 연극따위는 접어두고 진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나?"

사내의 말투가 갑자기 확 변하였다. 그리고 사내는 덮어쓰고 있던 천을 벗었다. 장발의 흑갈색 머리카락을 지닌 젊은 사내였다.

"안녕. 고향친구. 이프리그까지 와서 고생하네."

목소리까지 아까와 크게 바뀐 남자였다. 확실히 전에 비해 젊어진 목소리였다.

"일부러 늙은이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건가요? 왜죠?"

"일종의 옵션이지. 나이든 사람 목소리가 좀더 신뢰감이 들 거 아냐?"

"이런 곳에서 노인인 척이나 하고... 무슨 꿍꿍이인가요?"

"확실히 너는 세리타 사람이니깐 점집 같은거에 대해 잘 모르겠구나. 여기서는 돈을 받고 사람들의 운명을 점쳐주는 일을 한단다."

"운명을 점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 건가요?"

"고향친구한테만 하는 말이니 비밀로 해줘. 당연히 그런 일은 불가능하지! 적당히 입을 놀리면 진짠줄 알고 넘어간다니깐? 이 곳 이프리그 사람들은 운명이란 거에 꽤 민감해서 조금 이용하고 있지! 돈벌이가 꽤 짭잘하다고."

"그거... 범죄 아닌가요? 다른 사람을 속여서 돈을 벌다니..."

"물론 속이는 거지만, 결국에는 사람들한테 도움이 된다고. 나는 예언을 항상 긍정적으로 말해주는 편이거든. 내 말만 믿고 행동하면 그게 결국 자기암시가 되서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거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것보다도 세리타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왜 이런거나 하고 있죠?"

"그래,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지금부터야. 나도 처음엔 너처럼 유명한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포켓몬 시합의 본고장, 이프리그에 왔단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지. 이 곳 이프리그는 우리같은 외지에서 온 트레이너가 유명해지기엔 수준이 너무 높아.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지. 그래, 점쟁이인 척 한건 거짓말이였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예언할 수 있어. 넌 이프리그에서 성공 할 수 없어. 확신하지. 이만 세리타로 돌아가는게 좋아. 고향친구로써 진심으로 하는 충고니 새겨두고 떠나라."

유베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남자 앞의 탁자를 주먹으로 세게 내려쳤다. 쾅 소리와 함께 남자는 뒤로 3걸음 정도 물러나고 충격으로 탁자위의 수정구슬과 부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뭐에요! 진심으로 이런 얘기 하는거면 차라리 전에 할아버지 연극 하는 때가 훨씬 낫잖아요! 긍정적인 예언만 해준다면서, 이렇게 남의 꿈을 초장부터 짓밟으려고 하는건 뭐죠?"

"그, 그게... 아니라..."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우렁찬 유베의 목소리에 남자는 놀라 말을 더듬거렸다.

"하, 하지만 현실이라고! 경험자로써 들려주는 예언이 아닌 현실이란 말야! 세리타 사람이 이프리그에서 트레이너로써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해! 세리타에서는 포켓몬 배틀같은거 전혀 안하잖아! 그에 비해 이프리그는 어딜 가도 포켓몬 배틀만 하고 있다고! 어려서부터 포켓몬을 키워오는 이프리그 사람들한테는 지금당장 동네 꼬마 트레이너를 상대하는 것도 버겁다고! 계속 진다고 했지? 거보라고! 너도 결국은... 나 처럼 망해서... 이렇게... 사람들 등쳐먹는 사기꾼 짓이나 하게 될거란말야... 큭"

큰소리로 되받아치던 남자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포부가 그렇게 작아서... 되겠어요!"

또 다시 탁상을 양손의 주먹으로 내리쳤다. 탁자가 쓰러져버릴 정도로 힘있게 내려쳤다. 남자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찢고 자빠져버렸다.

"설령 저는 망하더라도 당신처럼 사기꾼이 되진 않을거라고요! 죽을때까지 끝까지 도전할거에요! 여기서 성공하지 않고서는 다시 세리타로 돌아갈 순 없다고요! 이제 진짜 돌아갈거에요. 당신 같은 남자 최악이야. 여기서 늙어 죽을 때까지 평생 사기꾼 짓이나 하고 있어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베가 뒤돌아서 천막을 나섰다.

"자...잠깐만!"

남자가 유베를 불렀지만 유베는 무시한채 천막과 멀어져갔다. 결국 남자는 천막에서 뛰쳐나와 유베를 따라갔다.

"잠깐 멈춰봐! 내가 미안했어! 도움을 줄테니깐 멈춰봐!"

유베가 결국 다시 멈춰섰다.

"알았어. 더 이상 말리지 않을게. 나는 비록 다시 트레이너를 할 순 없을 지경까지 몰렸지만, 니가 내 몫까지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줄 수 있는데까지 나의 경험을 되새겨 조언해줄게!"

"조언은 필요 없어요."

유베가 차가운 말투로 남자의 말을 잘라먹었다.

"어, 어째서!"

"당신은 지금부터... 날 따라다니면서 도움을 주세요. 같이 훌륭한 트레이너를 목표로 삼아서 말이에요. 다시 트레이너를 할 수 없다니, 또 무슨 김새는 소리에요? 이런 사기꾼 짓은 이제 접어두고! 나랑 같이 트레이너 다시 해보자고요!"

유베의 웅변이 남자의 심금을 울렸다. 남자는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니가... 한껏 움츠러들었던 나의 꿈에 다시 불을 지펴주었구나. 니가 그렇게 원한다면, 좋아! 내가 동행해주지!"

"대신 조건이 있어요."

"조건?"

"다시는 못하겠다고 하고 포기해선 안되요. 내 앞에서 포기한다는 소리만 해봐요. 그럼 이제 진짜 뒤돌아 보지도 않고 떠날테니깐. 알았죠?"

"그, 그래! 알았어!"

남자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한 소녀와 한 남자의 모험의 시작의 막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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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라 별거 없어요. 점쟁이 남자의 이름을 생각 못하네. 유베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생각보다 꽤나 젊다는 설정...

오타나 오류 보고는 쓰지만 달게 받겠습니다...

좀 오래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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