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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장편 러브 라인 징크스 <1>

KAKA 2010.10.28 00:55 조회 수 : 64

러브 라인 징크스(Love Line Zinx) <1>




버스에서 내리지마자 한기가 몸에 사무친다. 10월의 마지막 주, 날씨는 제법 추워져 겨울이 온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언제부턴가 겨울은 11월부터라고 생각이 들정도. 내 앞에 서있는 저 지긋지긋한 대학교 정문을 보자마자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그래, 오늘도 따분한 일상의 시작이다.

"야, 여복아. 여기야."

대학동기 장수가 날 맞아줬다. 솔직히 성격이 안좋아서 친구가 별로 없지만, 저 녀석하고는 은근히 죽이 잘 맞게 되서 저 녀석은 대학 동기중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놈이다.

"엄청 추워졌지? 조금 두껍게 입고올걸 그랬어."

녀석은 덜덜거리면서 날 맞았다. 이 날씨에 미련하게 셔츠 하나 입고 오니깐 그렇지. 나는 점퍼에 군대서 받은 깔깔이까지 안에 착용하여 추위에 완벽하게 대비해왔다. 추위를 타는건 정말 질색이다.

"그래도 이렇게 추워도말야... 여자친구 하나 옆에 끼고있으면 진짜 하나도 안추울거야. 런닝입고 있어도 안추울거야!"

"또 흥미없는 이야기..."

"야, 넌 왜이렇게 여자 얘기만 하면 민감하게 반응해? 자고로 남자는 여자가 옆에 있어줘야지!"

"여자 얘기는 왠만하면 내 앞에서 꺼내지말라고."

"....왜 또 정색하고 그래. 진짜 무서워서 한마디 못꺼내겠다. 아무튼 참 별나다니깐."

별로 정색하는 표정을 지은 것도 아닌데 녀석은 알아서 기어들어갔다. 하지만 그 것은 사실이다. 난 여자에 관해서는 전혀 흥미가 없다.

"혹시... 고자인거냐 너?"

"아니라고."

"....알았다고. 정색하지마. 난 니 그 표정이 정말 싫어."

딱히 특별한 표정을 지은것도 아닌데도 녀석은 또다시 알아서 기어 들어갔다.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장수의 말대로, 커플들이 추위를 피하기위해 딱 붙어서 걸어가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였다. 확실히 둘이 저렇게 붙어 다니면 덜 춥겠지만 말이다...

"딱히 여자일 필요는 없잖아? 추우면 내 곁에 붙어있어."

나의 한마디의 장수가 날 매우 멸시하는 듯이 쳐다보았다. 그래, 정색하는 표정이라면 바로 저거겠지.

"그래, 너 말야... 혹시 게이였던거냐?"

"죽여버린다."

"...아닌가보네. 다행이다."

여자에는 흥미가 없지만, 남자라면 더더욱 사양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난 여자가 정말 싫다. 엄마 빼고, 여자란 자고로 귀찮은 존재일 뿐. 난 정말 이기적인 성격이여서 그런가, 여자가 내 옆에서 귀찮게 한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 같다. 장수 놈들은 항상 여자얘기 뿐이지. 그렇게 여자에 매달리는 녀석들을 보고만 있으면 정말 한심하다. 여자랑 데이트하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웃긴다. 나는 여자따윈 관심 없으니 그만큼 시간과 돈을 굳히고 있다.
하지만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남들에게까지 여자를 피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나만 여자를 피해도 충분하다.
나는 그렇게 일생을 여자를 피해 살아왔다. 아니, 딱히 피하고 싶지 않아도, 여자란 존재, 그렇게 쉽게 외간 남자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고만 있었다. 그래서 22살 먹는 지금까지 여자에게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 자유가 지금 막, 깨지려고 하였다.


여자다. 여자가 내 앞에서 멈춰섰다. 나는 여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재빨리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여자를 지나쳐 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 여자, 계속 내 뒤를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야, 예쁘장한 여자애가 널 쫒아오는데?"

장수가 내 귀에 속삭이는데 얼마나 귀가 간지러운지 모르겠다. 우연이겠지 하고 여자를 무시하고 계속 걸어갔지만, 여자는 내 뒤를 떠나려고 하질 않는 것같다. 얼마쯤 지났을까. 한 10분? 과 건물에 거의 도착하려는 순간에도 여자는 계속 내 뒤를 쫒아오고 있었다. 그래, 상관없다. 그렇게 계속 쫒아와봐라. 난 계속 무시할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강의실로 들어갈 것이다. 설마 강의실까지 쫒아오진 않겠지. 저 여자는 같은 학과도 아닌 것 같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설마가 사실이 되는 순간,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자는 강의실 안에까지 거침 없이 쫒아온 것이다. 당황스러웠지만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여자를 무시하였다. 나는 자리를 잡고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여자는 내가 앉은 자리 앞에와서 계속 서있었다. 나는 여자와 마주치기 싫어 그 자리에서 엎드렸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설마 교수님이 들어오기 전까지 있으랴. 교수님이 올 시간까지 앞으로 5분. 이 여자, 제발 가줘라. 벌레 붙은 기분이니깐... 빨리 떨어져 버리라고.
한 4분정도 지났을까. 나는 계속 엎드리고 있었으니 여자가 갔는지 안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 아주 조금 고개를 들고서 앞을 쳐다보았더니 이런, 아직도 있는 것이다. 다시 재빨리 엎드렸다. 이 강의시간에서 교수님이 빨리 오길 이렇게 기다려 본적이 없었다. 내가 그렇게 엎드린 순간, 내 앞의 여자가 드디어 말을 꺼냈다.

"바보... 나 정말... 기억 못하는거야?"

그 말이 들린 직후 떠나는 발걸음의 소리가 들렸다. 분명 여자가 가버린 것이다. 나는 고개를 다시 살짝 들어 앞을 쳐다보았다. 여자가 드디어 사라져줬다. 그리고 앞에는 교수님도 와 계셨다. 역시, 교수님이 오신 후 까지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 여자, 의문스러운 말 한마디를 꺼내고 갔다.
'날 정말 기억 못하는거야?' 기억 못하냐니, 당연하지. 외간 여자의 기억이라면 재빨리 잊어버릴거니깐.
하지만 마음속 깊은 한 구석에서 오는 이 아련한 불안감은 대체 뭘까. 혹시 난 저 여자를 기억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제가 커진다. 아무래도 그 여자, 다시 내 앞에 나타날 듯 싶다. 한 동안 정말 피곤해 질 것 같다. 그 여자를 피해서 정말 외지고 구석진 곳으로만 다닐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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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썼음다.

내 얘기 아님! 난 여자가 정말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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