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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장편 러브 라인 징크스 <2>

KAKA 2010.10.28 23:31 조회 수 : 57

그 여자를 만난 뒤로 평온했던 나의 일상을 완전히 무너트렸다. 내 머리속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해야한다. 우선은 생각해보자. 그 여자는 대체 누구인가. 지금껏 그렇게 힘들게 여자를 피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런데도 그 여자가 날 알다니.

가능성은 역시 하나다. 사실 난, 날 때부터 여자가 싫은 건 아니였다. 이렇게까지 여자를 싫어하게 된 시기는 정확히 초등학교 6학년 이후 어떤 사건이 일어난 때 부터, 즉 중학교 때부터였다. 그 이후로는 여자라면 절대 상종안하고 살아왔다고 자신한다. 중, 고등학교를 남중, 남고로 다닌 것도 여자와 상종 안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깐 내가 만약 여자를 알고있다면 그 여자는 분명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전에 알던 여자라는 소리가 된다.

초등학교 때라... 엄청나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 지금 까지 연락하는 초등학교 동창은 한명도 없다. 그런데 그게 여자라면 더더욱 알리가 없겠지...
과거의 기억을 더듬다보니, 생각나는 여자 한명이 떠올랐다. 여자 생각을 하고 있긴 싫었지만, 설마 그 때 그 여자가 방금 보았던 여자라면...



초등학교 6학년, 어떠한 사건을 맞게 된 이후 난 사춘기의 나이에 단호한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여자따윈 절대 상종하지 말자!'고 말이다. 다행히 내가 입학한 곳은 남자 중학교여서 나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이 거의 지나갈때까지, 여자 같은건 일절 마주한 적 없이 순탄하게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내 평생 그런 날이 찾아 올 줄은 몰랐다.

평소처럼 집으로 하교를 하던 그 날, 내 앞에 처음보는 한 여자애가 날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작은 입으로 그 말을 꺼냈다.

'좋아해'라고...

지금 이 나이 먹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그 순간. 그 순간을 떠올리자면 아직도 손가락이 오글거린다. 치욕의 순간. 설마 나같은 녀석이 처음 보는 여자한테 고백 당할 줄이야. 정말 황당한 일이였지만, 나의 결심은 견고하여 그 여자를 쉽게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었다. 그래... 그렇게 그 날만 내 앞에 나타날 줄 알았다.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딱 내가 하교하는 그 시간, 그장소에서, 여자애는 내 앞에 나타나 좋아한다는 말을 계속 하는 것이다. 나는 꾸준하게 무시하였지만 이 여자애, 점점 강하게 나오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내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여복아 널 좋아한다고!', '오래전부터 널 지켜봐왔단 말야!' 등등의 등골이 오싹해지는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이건 진짜로 날 좋아해서 그러는 것이 아녔다. 분명 날 놀리기위해 계획한 일일 것이다. 그런게 아니라면 이 여자도 나같은 놈한테 계속 이런 짓을 할리가 없었다. 정말로 날 좋아한다면, 초면에 대놓고 좋아한다고 부터 말 할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2주 넘게 그 여자의 만행이 반복되자, 나는 결국 중대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여자에게 직접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야 만 것이다.
'난, 너 안좋아하니깐,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줘.'
라고 더 심하게 말할수도 있지만 최대한 신경써서 부탁조로 말을 하였다. 그랬더니 그 여자애,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뒤돌아서 어디론가 뛰어가버리고 말았다.
나의 한마디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다음날부터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역시, 장난이였던 게 확실하다. 내가 고분고분 계속 장난을 받아줬더니 그 여자, 재밌어서 계속 날 갖고 논 거였다. 근데 한마디 따끔하게 일침을 놓으니 자기도 민망해졌는지 이제 장난칠 생각은 사라진 거겠지.



그 때 이후로, 내가 여자를 기피하는 성격에 쐐기가 가해졌는지도 모른다. 지겹도록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며 괴롭힘 당했던 그 때의 기억. 아... 역시 떠올리지 말아야 했었나. 만약 방금 날 따라왔던 그 여자가 그 때 그여자라고 생각하자니 정말 앞이 깜깜하다. 하지만 그럴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다시 내 앞에 나타날 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눈꼽만큼의 가능성이라도 남아있는 한,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법. 나는 이제부터 필사적으로 외진 길로만 다닌다. 절대로 그 여자, 다시는 마주치지 않으리! 그렇게 한달... 녀석을 피해다닌다면, 그래 한달정도 날 못찾는다면 다시는 내 앞에 안나타나겠지... 한 달만 고생하자.




그날 오전 강의 시간은 그렇게 그 여자 생각하는데 온통 정신이 팔려있었다. 나는 강의 시간이 끝나자마자 바로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방심해선 안된다. 강의 시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쳐들어 올지도 모른다.

"야 윤여복! 널 따라온 그 여잔 대체 누구야? 귀엽게 생긴게 내 스타일이였어! 누군데? 여자같은거 싫다고 했으면서 그 여잔 대체 누군데? 응?"

아... 역시 장수녀석이 날 귀찮게 할 줄 알았다.

"모르는 여자야."

"구라가 쩌네. 너 사실은 나 몰래 여자 사귀고 있었으면서 여자 싫다고 그런 거였냐? 아~ 이제 이해가 가네. 넌 사귀는 여자가 이미 있었으니깐,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거지. 하긴... 그 여자. 굉장한 외모였어. 그 정도면 다른 여자 눈에 안들어 온다고 해도... 인정."

장수가 나의 심기를 매우 거스르는 말을 꺼내고 있던 그 순간,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난 진짜 모르는 여자라고. 그래, 너 말야. 그 여자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지? 그 여자, 이상한 여자야. 날 막 스토커처럼 따라다녀. 만약 다시 그 여자가 내 앞에 나타나면, 니가 그 여자를 상대해줘라. 좋아. 그럼 된거야. 그렇게 하면 숨어다니지 않아도 되겠네!"

"무슨 소리 하는거야... 니 여자친구가 아닌거야?"

일명, '장수쉴드 계획'이 나의 머릿속에 구상이 된 것이였다.



장수쉴드 계획하에 나는 학교 안에서 다니는 동안은 죽 장수 옆에 붙어서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며 걸어갔다. 하지만 의외로 그 여자는 쉽게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여자의 강의시간이라도 되는걸까. 그렇다면 그 여자가 이 학교를 다닌다는 소리일텐데, 그렇게 된다면 끔찍한 상황일 것이다.

"야, 니가 말한 그 스토커 왜 안나타나냐. 역시 스토커가 아닌거지? 니 여자친구 맞지?"

"여자친구라니, 그런 치욕스런 말은 꺼내지 말아줘. 그 스토커 잠시 활동을 감춘것 같아.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하다간 그 틈을 노리고 또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겠지? 그땐 주저말고 니가 그 여자를 상대해줘야 되는거야. 알았어?"

"맡겨만 줘라! 그런 임무라면 언제든지 수행해준다!"

장수 녀석이 이렇게 듬직해 보인건 녀석을 안 뒤 처음이였다.

하지만 믿음직한 장수쉴드의 효력은 모든 강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자동으로 사라졌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장수는 기숙사로 돌아갔고, 나는 혼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간다. 혼자서 하교하는 것이 이렇게 두려운 것은 아마도 그 때, 중학교 1학년때의 그 사건 때와 맞먹었다. 버스는 평소와 다르게 다른 정류장, 그것도 좀더 멀리 돌아가는 다른 노선을 타기로 하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버스는 왜이렇게 늦게오는지... 왠만하면 버스가 늦어도 잘 참는 나였지만 오늘만큼은 아녔다.
다행히 버스를 타고 집까지 도착하는데 그 여자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정말 오늘 하루는 그 여자를 만난 것만으로 심각하게 피곤해지는 하루였다. 나의 평온한 일상이 그 여자 한명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져 버리는 순간이였다. 제발 오늘의 일은 오늘 하루의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다시는 그 여자 내 눈앞에 나타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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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스토리가 잡혀가지 않았어요. 맛뵈기일뿐.

참고로 장르는 절대로 로맨스 소설이 아닙니다.

장르를 굳이 말하자면 힘든데 일단 '로맨스 파괴 소설'이라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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