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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장편 러브 라인 징크스 <4>

KAKA 2010.11.06 13:25 조회 수 : 59




절대로 돌아오지 않길 빌었던 월요일이 오고야 말았다. 학교에 다시 가야한 다는 사실만으로 월요일은 정말 괴로운 날이다. 게다가 그 여자를 또 다시 마주칠까봐서라도 더더욱 가기 싫어 아예 등교하고 싶지 않은 마음조차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학점의 노예가 된 이상 수업을 거스를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이렇게 오늘도 학교에 와 있고 언제나 같이 정문 앞에서 기다리는 장수를 만났다. 따로 통보해도 알아서 항상 기다려줬던 장수지만, 오늘은 내가 미리 연락해서 꼭 기다려 주고 있으라고 당부해놨다. 그 여자를 막기위한 '장수 쉴드'가 필요했기 때문.

"그 여자 또 오는거야? 기대된다! 이렇게 걸어가다가 지금 이맘때쯤! 그 여자가 뒤에서 쫒아왔었지?"

하고 장수가 뒤를 돌아봤다. 순간 나도 같이 뒤를 돌아 볼뻔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 여자, 진짜 쫒아오는 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하지만 장수가 한숨을 푹 쉬는 걸 보자 나도 다른 종류의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뭐야, 언젠간 나타날 거라매."

"뭐, 이렇게 계속 안 나타나 준다면 나로썬 다행이지."

사실 이렇게 그 여자를 신경쓰고 있는건 설레발일수도 있다. 그 날 그 여자가 날 다른 누군가와 착각하고 그런 것이 였을 수도 있다. 그 사실을 알고서 다시 내 앞에 안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 그럴 확률이 거의 대부분이다. 왜냐면 난 그 여자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니깐 그 여자의 착각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래, 신경쓰지 말자. 괜히 신경 곤두세워서 스트레스 쌓이는 일 없어야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깐.







학교에서 먹는 점심은 항상 학교 밖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끓여먹는다. 컵라면을 무진장 좋아하는 것도 이유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교내 식당이나 매점은 여자들이 많이 들락날락 거리니깐... 일부로 학교 바깥의, 그 것도 조금 후미진 곳에서 혼자서 컵라면을 끓여먹는다. 초라해 보일지 몰라도, 확실히 여자와 마주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항상 단골로 이용하던 편의점도 오늘로써 그만 와야될 듯 싶었다.

"어서오십시요! 손님!"

부담스러울 정도로 활기찬 인사소리가 작은 편의점 안을 가득 매웠다. 항상 편의점 카운터에서 날 맞아주시던 아저씨가, 어느새 여자 알바로 바뀌어 있었다. 젠장, 여자의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편의점에서 나가고 싶었지만,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는건 모양새가 뭔가 이상할 것 같았다. 아무튼 오늘은 이 편의점을 이용하는 마지막 날이다.
평소와 같이 컵라면+삼각김밥+음료수캔 하나로 점심은 끝이다. 이정도로도 난 충분히 배가 차고 식당같은데서 밥 먹는 것보다 훨씬 싸게 먹을 수 있다.

"2500원 입니다 손님!"

"3천원 받았습니다 손님!"

"거스름돈 500원 나왔습니다 손님!"

"감사합니다 손님!"

굳이 여자라는 사실을 참더라도 이렇게 부담스러운 대우를 계속 받자 생각하니 고역이다. 내 죽어도 이 편의점 다신 안온다.

"안녕히 가십시요 손님!"








이제 확실히 마음 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까지 장수 쉴드 없이 게다가 본래 자주 애용하던 버스노선으로 왔지만 그 여자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역시 나의 설레발이였다. 다 잊어버리고 본래의 삶에 충실해야겠다.

...본래의 삶?

그러고보니 본래의 내 삶이 어떤 모습이였는가. 나는 삶에서 흥미를 느끼고 싶다. 하지만 어느 무엇도 내게 흥미를 주지 못한다. 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공부, 게임... 어느 것 하나 목적 의식 없이 그냥 의무감만 가지고 하고 있을 뿐 정작 흥미를 주지 못하고 있단 말이다. 지금 껏 정말 여러가지 해왔지만 어느 것 하나 내 흥미를 끄는 일이 없다. 나는 왜 이렇게 재미없는 불행한 삶을 사는 거지? 대체 무엇이 날 흥미로운 삶으로 인도하여 줄 것인가.

멍청한 생각에 빠져 있으면서 걷다보니 그 길에 와버렸다. 은행잎이 소나기치는 길거리.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이 깃든 그 길. 중학교 때 하교하던 길, 이상한 여자애를 만났던 그 길이다. 이 길은 대학생이 되서도 항상 거치게 되었다. 사실 생각해보니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중학교 때 그 이상한 여자, 그 여자를 만나기 싫었다면, 난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였다. 이 여자는 항상 이 길에서만 서 있었으니깐 말이다. 그런데도 난 항상 이 길을 고집해서 그 여자애를 매일 맞닥들이게 되었다. 그 시절의 난 바보였을까. 다른 길로 돌아가면 됬는데 말이다.

그렇게 오늘도 다른 길로 돌아갈 걸 그랬나.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방심했다.

저번주 만난 그 여자가 내 앞에 서있다.


"너는 그때도 지금도 항상 이 길로 지나가는구나."

여자가 내게 말을 건 순간 겨우 안정을 찾았던 내 머릿속에 다시금 혼돈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그것도 초대형급으로.
나는 순간 여자와 눈을 오랫동안 마주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로 고개를 땅으로 쳐박았다. 잠시 무언가에 홀린듯 한 느낌이였다. 그리고는 다시 침착하게 생각했다. 그래, 그 때 처럼 무시하고 지나가면 된다.

나는 달렸다. 그 여자를 쳐다보지 않기위해 고개를 계속 숙인채로 계속 달렸다. 여자가 서 있던 곳을 제쳤다. 그대로 멈추지 않고 달렸다.

다시는 나타날 것 같지 않았던 그 여자가 나타났다. 그것도 우리 동네로 직접 찾아와서 말이다. 저 여자는 정말로 중학교때의 그 여자란 말인가?
아니 그 것보다 지금 이렇게 무작정 도망가는 것이 맞는 처사인가? 중학교 때 일을 떠올려 보자. 그 여자는 항상 내 앞에 나타났다. 내가 직접 말을 하기 전까지 계속. 그래, 도망친다고 끝이 아니다. 단호하게 할 말은 해야 한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 여자가 서 있던 자리에는 아무 흔적 없이 은행잎만 쓸쓸히 날리고 있었다.

다른 남자들은 여자가 필요해서 난리인데, 왜 전혀 필요없는 나에게는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는 것일까. 하지만 이제 대책을 강구했다. 더 이상 도망간다던가 다른 길로 돌아간다던가 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 내 앞에 나타날 때는 확실히 그 때처럼 말해 둘 것이다.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오늘 하루의 혼란스러움을 게임으로써 풀어가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게임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생각해보니 사실 뭔 이유였건간에 매일 게임은 하는 구나... 열심히 사냥을 하는 도중 채팅창에 누군가로부터 귓속말이 날아왔다. 정민이였다.

WJM마법사 : 야너왜문자대답안해

문자 대답? 오늘 누구한테 문자같은 걸 받은 기억이 없다. 나는 핸드폰을 찾기 위해 주머니를 뒤졌다. 바지주머니에 없는 걸 알고 옷걸이로 가서 점퍼 주머니를 뒤졌다. 없다. 뭔가 꺼림찍한 느낌이 들었다. 가방도 뒤졌다. 역시 없다. 가방에 까지 없으면 100%다.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여자접근금지 : 나 핸드폰 잃어버린것 같아
WJM마법사 : ㅄ꺼져

사실 전화나 문자할 상대는 딱히 없어서 거의 시계 대신 쓰는 수준이지만 없으니깐 꽤 불안하다. 일단 집전화로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야겠다. 우리 집 번호를 핸드폰에 등록했으니깐 만약 누군가가 내 핸드폰을 보관하고 있다면 핸드폰 주인에게 오는 전화라는 걸 확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화를 걸어보니 2~3년전쯤 노래로 파악되는 이상한 대중가요가 컬러링으로 들린다. 나한테 전화하는 사람은 다 이런 노래를 듣고 있던 것이였군. 아마도 기본으로 지정된 것 같은데 핸드폰을 되찾으면 어떻게든 바꿔야겠다. 그 때 전화를 받았다.

"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이게 아니라... 핸드폰 주인 맞으시죠?"

소름끼치는 여자 목소리가 나와서 바로 끊었다. 어짜피 쓸떼없이 명랑한 목소리를 듣고서 어디 있는지는 바로 파악됬다.
그 편의점 죽어도 다신 안들른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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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걸작품을 쓰려는게 아닙니다.

디까지나 흥미 위주로(마치 X여니소설처럼) 쓰고 있으니 그저 재미로만 봐주세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문제는 재미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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