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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이지수학생 학생부실로 빨리오세요"

방송이 들려서 가보니
학생부장선생님이 종이를 두 장 들고계셨다.

"야, 여기중에서 어떤게 더 보기 좋으냐?"

"???"

"니가 만든 포스터가 인쇄소에서 인쇄하기 조금 그런가봐. 거기에서 새로운 시안을 두개 보내줬는데 여기서 골라봐라. 시간이 없으니까 지금 새로 만들거나 하는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다."

새로 온 포스터 두장에는 내가 만든 로고 외에 모든 디자인이 촌스럽게 바뀌어 있었다. 내가 만든게 아니라 아니꼬웠었던건지는 몰라도 어떤 디자이너놈이 만든 건지 진짜 존나 촌스러웠다.
그건 그렇고 인쇄하기 조금 그렇다는건 또 뭔가.

"솔직히 고르라면 왼쪽에 있는게 더 나은데요, 솔직히 제가 볼 때에는 둘 다 촌스러운데요."

"그래서."

"둘 다 촌스럽다고요. 그렇다고요."

"지금 축제 때 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포스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 할 수가 없어. 이거 두 개 중에서 골라야해."

그래서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파워포인트에서 기본으로 주어지는 슬라이드 디자인처럼 생겨먹은 두 포스터 중에 그나마 덜 촌스러운 것으로 골랐다. 사실 둘다 너무 촌스러워서 선택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도 물어 결국 내가 선택한 아주 조금 덜 촌스러운 디자인으로 포스터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 포스터에는 내가 타블렛 마우스가 없어 광마우스로 손을 덜덜 떨어가며 그렸던 학교그림도, 다른 포스터들을 참고해서 가장 세련되게 배치해 놓은 글자들도 없었다. 그저 내가 한 것이 있다면 중앙에 크게 박혀있는 로고가 전부였다. 아니 내가 학생부장 선생님께 포스터 디자인을 늦게 제출 한 것도 아니고 내 고집대로, 꼭 내가 하고싶은데로 하자고 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왜 학생부장 선생님은 나에게 내가 제출한 날짜부터 오늘이 될 때 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을까... ㅡㅡ

진짜 존나 속에서 불이 올라와서 여기까지 밖에 못쓰겠다

아오 씨발 자존심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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