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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p

이와 2009.02.15 13:32 조회 수 : 42

낙엽이 짙게 깔린 어느 늦가을에, 나는 바람을 쐬려 강가에 나왔다. 나는 외로울때면 강에 나와 바람을 쐬곤한다. 강은 내 집과 가까워 힘들이지않고 멋진 구경을 할수있는 곳이다. 늙어버린 나에겐 둘도 없는 친구인 셈이다.
강가에 도착하니 어느 사내가 나무에 기대 쭈그려 앉아있다. 빨간머리를 한 그 사내는 무언가 상심한듯 한숨을 쉬고있었다. 나는 그 사내에게 말을 걸어보기로하고 그 사내에게 천천히 걸어가 말했다.

"왜 그렇게 한숨을 쉬나?"

나는 어깨를 다독이며 그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사내는 약간 놀란 기색으로 내게 말했다.

"네... 친구 때문에요."

마음을 추스리는듯 사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내는 불편한듯 목에 건 넥타이를 고쳐매었다.

"하... 친구라.. 내게 그 사연을 얘기해줄수있는가?"

사내는 알겠다는 듯이 내게 미소를 보여주고,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네. 물론입니다. 어제 있었던 일이에요."

내가 말을 건 것이 위로라도 된듯이, 사내는 밝은 표정이였다. 나를 이끌며 강가를 따라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다.

"어제.. 친구와 크게 다투었답니다. 그 녀석은 제법 능력있는 녀석이죠. 자기소유의 배를 가지고있거든요. 크진않지만 꽤 웅장하고 멋있는 배에요. 나룻배 같은건 아니고..  집보다 조금 작은 가족유람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나는 그의 말에 관심이 생기기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그에게 도움을 줄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와 저는 자주 그 배를 타고 강을 돌아다녔죠. 새들과 인사하기도하고, 이쪽저쪽 다니면서 자유를 만끽하기도했어요. 배 안에서 음식을 해먹기도하고, 아무튼 그 배는 우리에게 좋은 추억이랍니다."

"그런데 왜 싸웠는가?"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사내는 선뜻 대답했다.

"예! 그게 궁금하시겠군요. 왜 싸웠는지는 너무 긴 사정이라 말씀드릴수없어요. 다만.. 제 머리때문이란것만 알아주세요."

"친구가 자네의 머리색깔을 부끄러워하는가?"

나는 끼어들며 물어봤다. 좋은 덕담을 해줄 생각이였지만,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 대충 비슷하답니다. 그치만 제가 정말 슬픈 이유는.. 제 머리색깔이 아니에요. 전 붉은색이 좋거든요. 그 친구가 말하길, 더 이상 배에 태워주지않겠다고했어요. 또 앞으로 먼저 연락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단언해버렸답니다. 그리곤 가버렸어요. 바로 어제!"

그는 갑자기 우울해지는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이내 말을 이어갔다.

"그 배는 저와 그 친구의 상징 같은거였어요. 이 배가 없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친해질수없다고 생각해왔죠. 그런데 그런 말을 하다니!"

사내는 곧 울것같았지만 눈물은 흘리지않았다. 그치만 꽤나 서운한 표정이였다. 그리고는 힘이 빠진듯 내게 기대어버렸다.

"그래그래. 자네 마음은 다 이해한다네.. 먼저 그 친구에게 연락해볼 생각은 없나?"

나는 사내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그럴 염두가 안난답니다."

그는흐느끼는 목소리로 내게 답했다.
나는 사내를 바르게 세우며 말했다.

"그 배에 더 이상 타지못하는가?"

사내는 드디어 울음을 터트리며, 눈물을 닦고 말했다.

"그렇겠죠. 그 배는 더이상 우리의 배가 아니에요. 친구의 배지."

나는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렇지 않네. 친구의 배(Friend's ship)이라고 했나?"

"네"

나는 강가의 모래바닥에 쭈그려앉아 Friend's ship이라는 글자를 썼다.

"그래. 이젠 친구의 배일지도 모르지. 그치만 아닐세."

"뭐가요?"

나는 사내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자 보게. 지금은 친구의 배라고 쓰여져있지만.. friend's를 지우고 이렇게 새끼를 쓰면.."

난 그 사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렇게 쉽새끼가 된다네."

사내는 내 말을 듣고 재미있다는 기색을 보였다.
그러자 사내는 울음을 그치고 여유를 찾을수있었다. 내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네. 재밌군요"

사내는 팔짱을 끼며 일어섰다. 다소 만족한 표정이였다.
나도 그 자리에서 일어서며 사내에게 말했다.

"하하! 그래. 그 배는 친구의 배가 아니야. 쉽새끼의 배일세. 그 새끼를 버리고싶지?"

사내가 화답했다.

"예. 물론입니다. 당신에겐 미안하지만 지금 연락하러가봐야겠어요. 고마워요!"

사내는 손을 흔들며 이내 어디론가 뛰어가버렸다.
사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집으로 향해 걸어갔다.

"바람을 너무 오래쑀군..."

약간 추워지는 느낌에, 나는 주머니에 넣어뒀던 목도리를 꺼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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