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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단편 어떤 나라 이야기

나루호도 2009.02.17 23:47 조회 수 : 117

조그마한 왕국이 있었다. 그 곳은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다.

그 곳은 4년이 되는 해이면 투표를 해서 왕을 뽑는다고 한다.

4년이 되던 해, 왕이 되려는 사람들이 자신을 뽑아 달라고 백성들에게 호소했다.

그런데, 그들 중에 생긴 것 부터 심상치 않은 어떤 사람이 이렇게 발표했다.

'저를 왕으로 뽑아준다면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일부 백성들은 그 사람을 열렬히 지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간혹, 그에 관한 부도덕한 사건이 터졌지만 그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여 백성들이 그것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였다.

5년이 되던 해, 그는 왕이 되었다.


그런데, 그가 왕이 되면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왕은 난데없이 남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삽과 곡괭이, 그리고 작업복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드시오. 그러면 우리는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오.'

순진한 남자들은 그저 '시키는 데로' 했다.

왕은 여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이웃나라에서 가져온 음식들을 나눠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음식도 좋지만 이 음식도 먹어 보시오. 그래야 건강한 아이들을 낳을 수 있오.'

순진한 여자들은 그저 '시키는 데로' 했다.

왕은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외국말이 적힌 책을 나눠주며 이렇게 말했다.

'외국말을 열심히 공부해라. 그래야 훌륭한 사람된다.'

순진한 아이들은 그저 '시키는 데'로 했다.


몇 개월이 지났지만 그 나라는 부자나라가 되지 못했다.

남자들은 화났다.

터널을 파다가 크게 다치거나 죽는 사람을 여럿 보았고, 왕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화났다.

왕이 나눠 준 음식들은 모두 질 나쁜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었고, 그걸 먹다가 병에 걸린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화났다.

그들이 놀고 싶은 시간에 그저 학교 안에 틀어박혀 공부해야 했고, 날마다 시험을 봤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왕이 살고 있는 궁전 앞에서 왕을 만나고 싶다고 간청했다.

그러나, 그들은 왕이 아니라 몽둥이를 들고 있는 병사들을 만났다.

병사들이 휘두르는 몽둥이 때문에 일부 백성들은 크게 다쳤다.

몇 주 뒤, 다시 백성들은 궁전 앞에서 모였다. 그들은 병사들 처럼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백성들은 그들의 불만을 큰소리로 성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백성들 중 한 사람은 궁전을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우리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성문을 부수고 들어갈 것이다.'

왕은 오히려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오히려 지난번보다 더 많은 병사들을 풀었다.

병사들은 몽둥이가 아닌 총을 들고 있었다.

병사들은 백성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사격은 그들이 해산할 때까지 쏘았다.

그들의 총에 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 중에는 세 살배기 아이도 있었다.

왕과 신하들을 제외하고, 이 나라 사람들은 슬퍼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을 죽은 이들을 위해 장례를 치뤘다.


장례가 한창이던 어느 날, 그 나라에 어떤 떠돌이 음유시인이 들어왔다.

그는 악기로 연주하여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노래를 불렀고,

이따금 연주하면서 춤을 추며 그들의 마음을 북돋아 주었다.

사람들은 점점 그의 말솜씨에 매료되었고, 사람들은 왕보다 그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한편, 자신보다 시인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왕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화가 난 왕은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다시는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도록 그의 팔을 잘라 버려라!'

병사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시인의 팔을 베어버렸다.


팔을 잃은지 몇 주뒤, 시인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자신을 만나는 사람에게 다리만으로 출 수 있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춤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그 춤에 매료되었고

그의 춤을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다시 이 소문을 들은 왕은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다시는 춤을 추지 못하도록 다리를 잘라버려라.'

병사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다리를 잘라 버렸다.


다리를 잃은 지 몇 주 뒤, 시인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다시 나타났다.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그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왕은 그 소식을 듣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그 놈의 모가지을 내 손으로 베어 낼 것이다!!'

왕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도끼로 직접 그의 목을 내리쳤다.

그의 머리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자 사람들은 크게 소스라쳤다.

죽는 순간까지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던 시인은 죽으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의 시체를 추스려 묘지를 세웠다.

그리고, 그를 위한 기념비까지 만들었다.


지금 그 곳의 남자들은 몸이 온전치 못해도 아직도 터널을 뚫고 있다.

지금 그 곳의 여자들은 질 나쁜 음식을 계속 먹고 있다.

지금 그 곳의 아이들은 졸업하는 순간까지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

그러나 그 곳의 남자들 중에는

그 곳의 여자들 중에는

그 곳의 아이들 중에는

떠돌이의 노래, 춤, 유머를 따라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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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 보는 단편입니다. 부족하더라도 많이 읽어주세요.^^


추신 : 글을 읽었으면 덧글 좀 달아주시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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