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마그넷


붕붕붕붕붕붕붕하고 핸드폰이 울렸다.

"뭐가 나때문이야?"

까도남인척 다시 답장을 두드린다.

"너 때문에 공부 집중못하겠잖아 ㅡㅡ"

아 미친.
이걸 다시 재연해서 쓰니까 정말 손발이 철제줄자가 말려들어가는듯이 오그라들었다.
키볻두ㅡ를 ㄷ드ㅜ드릴ㄹ수가 어ㅓㅄ다.

다시 손가락이 펴졌다.
이제 키보드를 두드릴 수가 있다.

한참동안 문자를 했다.
그 때는 일요일이었는데 걔가 갑자기 월요일날부터 수요일날까지 문자를 못한다고했다.
국제고등학교 대비캠프를 간단다.

'아, 이제 나는 자습시간에 진정으로 공부만 해야한다. 내 일상의 유일한 낙이 없어진다니'

라는 생각으로

"그러면 내일 입소하기 전에 문자 길게 써줘 삼일동안 울궈먹으면서 계속보게."

라고 보냈다.
존나 등신같은 말투에다 등신같은 내용이다.
어쩌면 사람이 이리도 단순해질 수 있는지.
사랑의 힘은 대단한가보다.
지금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 등신같은 문자를 보낸 다음날 등교할 때에, 그러니까 월요일 8시경에 문자를 3통받았다.
뭐 나름 장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나는 정말 이렇게까지 오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여러분들께 문자내용을 토씨하나 안틀리고 보여드리고 싶지만 지워버리고 말았다.
내용은 대충

"오빠는 이 문자를 3일간 읽게 되겠지, 뭐 공부 열심히하고, 뭐 어쩌구저쩌구 나는 오빠가 좋네 이건 이렇네 저건 저렇네."

이런 내용이다.
이것도 첫 방명록만큼 오글거리는 내용인걸로 기억한다.
이상하게 나는 그 길고 오글거리는 문자를 보면서도 아무 감흥을 못느꼈다.

'내가 사랑을 하고있지 않다는 증거인가.'

이런 허세돋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다.
나는 사랑을 하고있던건 아닌거 같다.
ㅎㅈㅎ랑 한창 사귈 때는 문자 한통에도 막 고심해서 보내고 이랬는데 이년한태 보낼 때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무말이나 적어서 틱틱 보냈기 때문이다.
아마 이년이 내게 까도남이라고 칭찬아닌 칭찬을 해서 그런 것 아니면 내가 진심으로 이년을 대하고 있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문자를 안하고 수요일까지 기다렸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은 정말 미친듯이 길것만 같았다.
하지만 사실 문자 안한 날은 화요일 뿐이었다.
수요일 점심먹을 무렵에 문자가 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업시간에

"에이 다끈났다"

라고 문자가 왔다. 나는 수업종이 울리자마자 문자를 확인했고, 옆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문자내용과 여자사람의 이름을 보게되었다.
나는 졸지에 여자친구를 가진 남자사람이 되었다.
기분이 좋았다.
사실 그 때 사귀는건 아니었지만......
뭐 상호간에 좋다고 아주 지랄을 해댔으니 사귀는거라고 해도 별다를 바는 없을 것 같기도하다.
몽둥이만 달려있지 남자구실을 전혀 못하는놈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나의 짝을 가진 남자사람이 된 기분은 정말 좋았다.
그래서 나는 공식적으로 사귀는 것도 아닌데도 너스레를 떨며 여자친구의 문자인 '척' 하려고 일부러 답장도 가리고 보내고 문자도 가리고 봤다.

"오, 여자친구랑 문자하냐?"

이 소리가 너무 듣기좋았다.
나도 진짜 변태새끼다.
애들한태 과시하고 싶고 상기시키고 싶어서 우리금융 김모실장에게서 온 '고객님은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으면서도 괜히 여자친구에게 온 척 가리고 확인했다.
생각해보니 병신이 따로없다.

그날 집에 가보니 반가운 방명록이 또 써져있었다.

이젠 필터링도 안할거다 html태그쓰기 귀찮기 때문이다.

"자습열심히하고잇을려나
난싸이를 접었지만 오빠를 위해 또 싸이를 켯네
감사감사 해야해 알G?
원래 영화를 보기로 했지만 못 봣어
왜냐면 같이 볼 사람도 없고(혼자보면 엄청 민망해)피곤하기도 하고 ..
우울하다 내 인생
오빠도 고생이다 고3이고 .. 참 힘드네
그래도 언제나 힘내고 열심히 해서 가고 싶은 대학가서 우리 멋잇게 만나장(난원래진지한거안어울리는데)쩃든
*^0^오빠화이팅^0^*

-긔염 OO"

학벌이 중요한 사회인것을 반영해주는 듯이 대학얘기는 언제고 빼먹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수시를 붙었다거나 수능이 대박났다는 글을 쓰면 다시 달려올법한년이다.
그 때 또 어떤 여자가 들러붙게되면 또 속을지도 모르겠다.
여러분이 제발 안속게 도와주소서.
그런데 이년한태는 절대로 안속을거다.
한 번 속지 두 번씩이나 속겠는가.

그 날도 밤늦게 까지 손발 말려들어가는 문자를 실컷 하다가 이년 꿈꾸길 바라면서 하루를 마쳤다.

다음날에도 이년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실컷했다.
나는 내 자신에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얼마나 내가 여자와 문자를 많이 하는지 혼자서 과시해 볼 겸 통화내역에서 빈도순정렬로 확인해본결과 400통 가까이되는 문자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정말 나는 등신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인가보다.
이런 행동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로 나는 자뻑병을 버려야 이 사회의 튼튼한 재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각설하고,
나는 지난 4일간 나는 만나자고 만나자고 해놓고 귀찮아서 그랬는지 자꾸 화제가 다른쪽으로 흘러서 그랬는지 약속을 못잡았었다.
이 날 문자를 하다가 나는 용기내어 데이트 신청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 [Hall of Fame]우수소설 [4] GPXcyber 2008.05.16 142
130 소설 동호회 그룹 '마그넷' 이용안내입니다[최종수정일 2/25] [8] De éclair 2008.02.20 163
129 포옹 - 03~뇨로모 [2] GPXcyber 2011.10.16 33
128 포옹 - 02~피카츄 [3] GPXcyber 2011.09.20 15
127 포옹 - 01~뮤츠 [2] GPXcyber 2011.07.31 58
126 포옹 -설정 [3] GPXcyber 2011.07.26 46
125 반성을 모르는 [4] 악마투칸샘 2011.05.07 58
124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그 후> [4] 악마투칸샘 2011.01.31 74
123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8> [10] 악마투칸샘 2011.01.29 66
122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7> [5] 악마투칸샘 2011.01.25 56
121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6> [5] 악마투칸샘 2011.01.24 73
120 검은 하늘(그의 이야기) 맑은뮤 2011.01.22 8
119 검은 하늘 (그녀의 이야기) [1] 맑은뮤 2011.01.22 18
»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5> [5] 악마투칸샘 2011.01.21 52
117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4> [6] 악마투칸샘 2011.01.20 61
116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3> [7] 악마투칸샘 2011.01.19 69
115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2> 악마투칸샘 2011.01.19 48
114 내 생에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 <1> [1] 악마투칸샘 2011.01.19 49
113 Ppp....... 2 [3] ra 2010.11.15 55
112 [3] ra 2010.11.13 5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