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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심상치 않은 눈빛이었다.
근데 이년이 이렇게 까지 좋다고 발광을 했는데 설마 내가 고작 한두번 실수한걸 가지고 차겠는가?
만약 찬다면 이년은 진심이 아니고 원래 그런년일 것이다.
나는 집에 가면서 한편으로는 신났고 고백을 받아줄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신이 확신이 아니었는지 자꾸 불안불안하고 선문자가 안오는 걸로 속으로 혼자 계속 부글거리면서 끓었다.
진짜 문자가 집에가도 안오고 씻고 나서 침대에 누워 내가 뭘 잘못했나 돌이켜 생각해 보는 동안에도 한통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문자를 보냈다.
어떡할거냐고 말이다.
나는 그리고 컴퓨터를 키고 초조하게 갤러리별 일베를 하나하나 다 열람 하면서 기다렸다.
그날따라 재미있는 일베가 한 개도 없었다.
기분탓이었을 것이다.
정말로 ㅎㅈㅎ와 헤어졌을 때 느꼈던 알로에쥬스색 하늘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소심하고 감수성도 흘러넘치고 감정기복도 매우 심한 것 같다.
이런식으로 하려고 했던건 아닌데 여자에게 고백해 본 것도 처음이고 만나자마자 친근하게 해보려고 노력해 본 것도 처음이었다.
사포게시판에 했었던 여자친구 허세가 다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은 긴 시간이었다.
내 마음속에서는 1초가 1시간이요, 1분이 하루가 되는 것만 같았다.

정말 시간이















.

.

.

.

.

.



나는 다시 아무 여자도 없는 그냥 산삼보다 몸에 좋은 고삼일 뿐이다.
이렇게 몸에 좋은 고삼을 데려가지 않은 그년은 분명 키가 155에서 멈출거라고 저주했다.
아직 확실히 차인 것도 아닌데......
집에 온지 삼십분도 안지났는데 내 마음속에서는 벌써 플라스틱이 썩을 정도의 시간이 지나갔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나는 정말 빠른 손놀림으로 비밀번호를 치고 문자를 확인하였다.

"좀만 기다려바바"

차인 것은 아니다.
아직 차인 것은 아니다.
이렇게 위안을 삼아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열성적이었던 년이 이렇게까지 나를 대하는 걸 보면 나는 분명 차인 것이다.
이걸 읽는 독자들에게도 쪽팔리고, 나 자신에게도 너무 쪽팔린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그년이 네이트온에 접속했다.
대화명은

"그대는 아웃사이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차여서 그랬나보다.
나는 내 인생에서 만큼은, 적어도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만큼은 아웃사이더가 아니라고 믿어왔건만 그년한태는 내가 아웃사이더로 비춰졌나보다.
그게 꼭 나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만 나는 그렇게 자해를 하면서 우울한 내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고갔다.

얼마 후 그년이 대화를 걸었다.
나와 그년 둘만의 대화가 아니었다.
어떤 처음보는 그년의 친구로 추정되는 여자사람이 같이있었다.
나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년은 평소의 말투도 아니었고, 상당히 말수가 줄어있었다.
그리고 둘이서 알 수 없는 대화를 했다.
나는 이 대화가 무슨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를 비웃는 내용이었을까?
전혀 다른 내용을 가지고 내가 너무 우울해서 자해하는 것일까?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년들은 내게 알수없는 이상한 말을 짓걸였다.
나도 그에 맞서서 이상한 말을 했었다.
무슨 말이었는지 무슨 내용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긴 대화가 지나갔다.
집에는 동생과 부모님이 계셨고, 내가 대화를 하는 도중에 부모님은 뒤에서 대화를 나누고계셨다.
그래서인지 나는 부모님이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같은 감정 때문에 대화에 더욱이 집중 할 수 없게되었다.
정말 나이드신 노인분들이 요즘 유행어를 들으면 나와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내가 그 대화에서 아무말도 못알아 듣고 나도 내 나름대로의 개소리를 짓걸였기 때문에 그년은 나를 비웃었을 것이다.
나는 그냥 그게 무슨말인지 알고 싶어서 알려달라고 한 것 뿐이었지만, 그년들은 그년들 나름대로의 대화를 하면서 나를 능욕했다.
그러면서 그년들은 정상적인 대화를 왜 못알아먹냐고 그랬다.
그래 18 나 못알아듣는다.
그러니까 표준어로 대화해달라고.
진짜 속에서 천불이 끓었지만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어차피 그렇게 요청해봤자 이상한 말이 돌아올테니까......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하고 결국 네이트온을 껐다.
부모님이 끄라고 재촉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또다시 침대에 누워서 그 이상한 대화에 대해 곱씹었다.
대체 무슨 내용일까?
나를 능욕하는 것일까?
내가 차였다는 뜻일까?

나는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되지도 않는 공부를 하고, 내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자랑했었던 내 자랑스러운 친구에게 이 사실을 자랑했다.
자랑스러운 친구다 진실로.
나를 위로해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랑스러운 친구지만 나를 위로해준다는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살면서 이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면서 나는 공부를 했고, 2시간정도 시간이 흘러갔을 때 영어듣기를 한다는 핑계로 다시 컴퓨터를 켜서 네이트온에 접속했다.

아직도 그년이 접속해 있다.
그년의 대화명이 가관이다 아주.
아주.

"5퐈... ㄲㅓ져주ㅓ...."

뭐 대충 이런 대화명이었다.
뭔가 조금 더 외계어스러운 말로 쓰여져 있는데, 나는 외계어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관계로 더 생생하게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하여튼 내용은 오빠 꺼져달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렇게 간접적으로 차이고 말았다.
나는 이혁주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병신취급을 당하고 네이트온을 끄고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웠다.

이상하게 잠이 잘온다.
우울하고 후련하고 허무했다.
그렇게 내 인생의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년도 그렇게 내 인생의 가장 쪽팔리고 좆같았던 1주일을 장식했던 가장 짧은 시간동안 내 쪽을 많이 사간 좆같았던 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는 그 날도 RAM수면상태와 각성상태의 중간단계에서 이상한 경험을 했다.




침대 메트리스가 주저앉았다.

침대 속에서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긴다.

나는 늪에 빠지는 느낌을 느끼며, 침대 매트리스가 두껍게 나를 감싸는 것을 느끼며 검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나는 그렇게 1월 15일로 빠져들어갔다.
동쪽으로 창문이 나있는 내 방 창문으로 물을 많이먹고 싼 연한 오줌빛깔의 햇살이 찐득하게 나를 비추었다.

나는 일어났다.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오빠 정말로 미안한데 안될 것 같아... 뭐 공부도 해야되고 뭐 그런거???"

핑계도 잘 댄다.
그 날 전 밤 2시에 온 문자다.



그렇게 2011년 1월 14일까지 한마리의 짐승이었던 나는 나를 감쌌던 전날밤의 두꺼운 매트리스를 벗어버리고 한 마리의 나비가 되었다.

그리고 나비는 애벌레가 아닌 다른 나비와 교미를 하여 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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